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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우 필요한 하동 대한독립선언서

牛浦 차병찬 2019. 8. 16. 11:06





                 예우 필요한 대한독립선언서



 인구 46000명인 경남 하동군에서 요즘 대한독립선언서를 국가문화재로 등록해달라는

운동이 일고 있다. 군민들이 앞다퉈 문화재 등록 요구 글·사진을 SNS에 올리고 있다

하동군은 응원 댓글을 달면 추첨을 통해 매주 10명에게 영화 봉오동 전투예매권을 준다

어제 광복절엔 군민 서명운동도 벌였다.


대한독립선언서는 기미년 독립운동 당시 지방에서 자체 작성·배포된 유일한 독립선언서다.

당시 독립선언서는 주로 최남선이 기초하고 손병희 등 대표 33인이 서명한 기미 독립

선언서가 지방에 전달돼 사용됐다. 물론 도쿄·하와이·연해주 같은 해외에선 자체 작성된 

독립선언서가 사용됐다.


독립기념관에 보관 중인 이 선언서는 하동군 적량면장이던 박치화 선생 등 12인이 작성

하고 서명해 기미년 318일 하동 장날 낭독·배포됐다. 당시 1500여명이 만세 시위를 

벌였다이를 계기로 인근 영·호남으로 만세시위가 퍼져 나갔다.


가로 30세로 21인 대한독립선언서는 서명인 이름 등 총 329자로 돼 있다. 다른 독립

선언서와 달리 대한독립을 제목에 명기하고 연호로 단군개국을 사용하는 등 민족주의

사상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대한광복과 동양친목과 세계평화가 금일로부터 실현되었소 

분기하고 맹진하라 우리 반만년 신성한 역사와 삼천리 금수강산의 강토를 가진 동포여

라는 내용을 담고 비폭력과 정의로운 만세운동을 표방했다.


이 선언서는 발견 33년이 지난 2015년에야 국가지정 기록물 제12호로 지정됐다. 2016

국가문화재로 등록된 기미 독립선언서보다는 한 등급 낮은 예우다. 서명인 12인 가운데 

올해 1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4명만 독립유공자로 인정됐다. 나머지 8명의 서훈은 올해 

하동의 한 민간 독립운동연구소가 신청한 상태다. 정부의 서명인 공적 확인과 서훈이 

늦고 소홀하다고 하동군민들은 생각한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민족자존의 기치를 

드높였던 선열의 위업과 숭고한 독립정신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무릇 하동군민

만의 것은 아니지 않을까. 

 

2019.8.16. 중앙일보 황선윤 부산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