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

牛浦 차병찬 2023. 2. 21. 10:46

 

    어느 날, 급한 볼 일이 있어서 외출을 했다.

뭔가 중요한 것을 결정해야 하는 일 이었기에 출발 전부터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그래서 마음을 차분하게 하려고

동네 커피 전문점에 들어가 카페라테 한잔을 주문했는데,

테이크 아웃해서 들고 나오던 중 유리문에 살짝 부딪혔다.

순간 종이 컵 뚜껑이 제대로안 닫혔던지 커피가 반쯤 쏟아져 버렸다.

나는 바로 안으로 들어가서

“뚜껑 하나 제대로 못 닫아 커피를 반이나 쏟게 하느냐?” 고 화를 냈다.

종이컵 뚜껑을 잘못 닫은 그 청년 직원은 어눌한 발음으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때 커피 나왔다는 신호의 진동벨이 앞좌석에서 울렸다.

앞좌석의 그 아주머니가 커피를 받아서 내게 건네며 하는 말.

“카페라테예요. 저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서 늘 남겨요.

그거 제가 마실게요. 우리 바꿔 마셔요.”

난 그 아주머니가 손에 쥐어준 그분 몫의 카페라테를 들고

도망치듯 나왔다. 너무 부끄러웠다.

커피집에 들를 때 마다 문득 문득 그때 커피 전문점에서의

상황이 마음속에 늘 그늘로 남아있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가끔 들르는 그 커피 집에는 낯선 청년이 새로 와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가만 보니 행동이 느리고 말이 어눌했다.

순간 그 청년을 채용해 준 회사가 몹시 고마웠다.

그건 단순히 취직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에

눈부신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었다.

그리고, 내 시선을 빼앗은 또 한 사람.

40대 아주머니 한 분이 구석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단순한 손님이 아니라는 걸 직감 했다.

그 아주머니는 오직 한 사람만 보고 있었다.

아주 애틋하고 절절한 눈빛으로~

청년의 어머니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발달장애인 아들의 첫 직장에서 그 아들을 지켜보는 심정이 어떨까?

초조하고 불안하고 흐뭇하고 감사하고 참으로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 에서 눈물을 참고 있는 듯 보였다.

순간 나는 그 아주머니를 안심시켜 주고 싶었다.

다가가서 이렇게 말했다.

“저 여기 단골인데요...! 아무 걱정 마세요~.

여기서 일하는 직원들 다 착하고 좋아요, 아드님도 잘 할 거예요.”

그 아주머니의 눈에 눈물이 핑 도는걸 보고 나도 울컥했다.

 

삶이 아름다운 건 서로 어깨를 내어 주기 때문이 아닐까?

한문의 사람 인(人)자 처럼.~^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몫인 온전한 카페라테를 내어 준 아주머니.

코로나19로 인해 몇 개월간 집에 못 들어가서

보고 싶은 어린 딸과 영상 통화를 하면서도 울지 않는 간호사.

화재 현장에서 부상을 입어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향하면서도

한 사람 이라도 더 구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소방관 아저씨.

장사 안 되는 동네 입구 과일가게에서 사과를 살 때

제일 볼품없는 것만 골라 넣는 퇴근길의 영이 아버지.

마스크를 서너 개씩 여분으로 가방에 넣고 다니며

마스크를 안 쓴 사람에게 말없이 내미는 준호 할머니.

 

이렇듯 참으로 많은 보통 사람들이 우리의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습니다.

나는 얼마나 더 감사하고 베풀며 살아 갈수 있을까?

남은 인생, 나는 얼마나 자주 내 어깨를 내어 줄 수 있을까?

 

  - 좋은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