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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설악산 봉정암자유게시판 2017. 10. 26. 14:28
살다 보면
기도밖에 할 수 없는 때가 있다
인제 설악산 봉정암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서 기도를 해 본 사람만이 지니는 독특한 깊이가 있다.
문제는 어떤 장소에서 기도를 하느냐이다.
장소에 따라 기도발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도는 기도를 하는 사람의 간절한 염원,
그리고 영험한 장소의 결합 정도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평소에 기도발 잘 받는 영지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는 것도 삶의 지혜다.
삼신신앙, 산신·용왕·칠성 기도
우리나라 한민족은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세 가지 종류의 기도노선이 있었다. 산신 기도, 용왕 기도, 칠성 기도다.
한민족의 기도발 3대 원형은 바로 이러한 삼신신앙이다. 도깨비와 민화를 연구한 故조자용 선생은 <삼신민고(三神民考)>라는
책에서 우리 민족의 ‘삼신’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서술한 바 있다. 산신, 용왕, 칠성은 한민족의 3대 종교적 원형이다.
한민족은 수천 년간 삶의 덫에 걸리면 여기에 대고 빌었다. 수천 년간 그 신앙이 이어져 온 것은 영험이 있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사람의 기질에 따라, 그리고 그 기도자의 처한 상황에 따라 산신기도가 효험이 있을 수 있고, 용왕이나, 칠성이 더 영험을 지닐 수 있다.
봉황의 정수리, 봉정암에 깃든 설악의 정수
설악산 봉정암은 한국 산신 신앙의 메카이다. 신라 선덕여왕 13년(644년) 자장 율사에 의해 창건된 봉정암은 한국의 대표적인 기도처이다.
전국에 수많은 산신 기도처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첫손가락에 꼽는 기도도량이다. 종교는 시대에 따라 이 옷도 입어보고,
저옷도 입어본다. 옷만 갈아입을 뿐이다. 따지고 보면 이름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산신이면 어떻고, 하느님이면 어떻고,
부처면 어떻고, 여호와면 어떻고, 알라신이면 어떤가. 이름따라 뭐가 달라지는 것인가? 문제는 바위에 있다.
바위에서 영험이 나오고, 영험 때문에 여러 이름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 종교적 영성의 비밀은 바위에서 제조되는 것이다.
물론 바위는 매체이고, 그 사람의 정성과 간절함이 더 근원적인 요소이지만 말이다. 어느 종교이든 상관없다.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간절함을 바위가 안다.
설악산은 골산, 뼈만 있는 강건한 산
봉정암은 내설악 최고의 기암괴석군이라 할 수 있는 용아장성의 바위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용 이빨같이 날카로운 바위군에 있다.
해발 1,244m에 이른다. 굉장히 높은 위치라 여름에도 시원하다. 겨울에는 엄청 춥다. 설악산이 어떤 산인가. 5월에도 설화가 피는
산이다.
적어도 1년에 6개월 이상 눈이 덮여 있는 산이 설악산이다. 그래서 이름도 눈 설(雪)자가 들어간다. 봉정암은 설악산 기운의 정수에 해당한다.
먹을 것도 귀하고, 땔감도 귀했던 조선시대에는 접근하기 힘들었던 기도터가 봉정암이었다. 일반인은 쉽게 올 수 없었고, 올 생각도 못했다.
그만큼 소수의 승려들과 약초 캐던 심마니들이나 올 수 있었던 암자였다. 1년에 반절은 눈이 쌓여 있어서 오기 어려웠던 것이다.
먹을 것도 없고 말이다. 접근이 어려웠다는 사실을 뒤집어 보면, 그만큼 신성한 도량이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성지는 아무래도 접근하기 어렵다는 데서 오는 신성함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다가 산 전체가 거의 바위산이다.
엄청난 골산에 해당한다. 골산은 뼈만 있다는 뜻 아닌가. 살이 없는 것이다.
봉정암이 해발 1,244m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여러 가지이다. 기압이나 온도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암자도 해발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어떤 도인이 해발이 높은 데서 10년 이상 살았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뭐가 있어도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봉정암은 고단자가
머무를 수 있으면 좋은 터이다. 봉황의 정수리라는 봉정 아닌가.
봉정암은 설악산 기운의 정수에 해당한다.
먹을 것도 귀하고, 땔감도 귀했던 조선시대에는 접근하기 힘들었던 기도터가 봉정암이었다.
일반인은 쉽게 올 수 없었고, 올 생각도 못했다.
그만큼 소수의 승려들과 약초 캐던 심마니들이나 올 수 있었던 암자였다.
기도할 줄 아는 것도 인생의 큰 능력이다.
봉정암은 그 터도 대단한 자기장이 형성된 볼텍스(vortex)이지만, 봉정암까지 올라오는 길도 굉장히 파워풀하다.
백담사에서 출발해 봉정암까지 오는 등산로는 보통 6시간 정도 걸린다. 이 6시간의 산길이 참 묘하다.
거의 계곡을 끼고 올라오는 길이기 때문이다. 계곡을 끼고 올라오다 보면 계곡에서 흐르는 물의 수기를 받을 수 있다.
바위의 화기와 계곡물의 수기가 합쳐지면서 그동안 쌓여 있었던 탁한 기운을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물로 씻어내고,
불로 충전시킨다. 물과 불이 모두 필요하다. 인간의 건강은 결국 파고 들어가면 물과 불의 문제이다. 6시간의 계곡 산행길은
물대포와 불대포를 모두 맞을 수 있는 천혜의 힐링로드인 셈이다. 수화쌍포(水火雙砲)가 설치된 곳이 또한 영지이다.
봉정암은 평일에도 천여 명 이상 몰려드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도터이다.
조그만 암자에 주말이면 수천 명이 몰려드니 발 디딜 틈이 없다. 방 하나에 수십 명이 자야 되는 상황이므로 무릎을 세운 채로 칼잠을 잔다.
먹고 씻는 것도 불편하다. 식사는 미역국 한 그릇에 밥 한 공기이다. 이것이 ‘봉정암 정식’이다. 수천 명을 동시에 먹이려다 보니 어쩔 수 없다.
그런 열악한 조건에서도 기도객들이 몰려와서 한 숨도 안 자고 법당에서 기도를 드리는 까닭은 영험 때문이다.
영발 앞에서는 가방끈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 ‘발’ 중에는 영발이 최고이다. 효험이 있으니까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6~7시간을 올라가서 기도하는 것 아니겠는가. 자기 앞에 떨어진 불똥은 끄고 봐야 한다. 자기 인생에 절벽이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봉정암에서 사흘만 죽기 살기로 한번 기도해 보기를 권한다. 한국 산신기도의 수천 년 전통이 어려 있는
영지가 봉정암이다
글 : 조용헌 (강호동양학자)
사진제공 : 인제군청
건강보험 2016.11 웹진에서 발췌
출처 : 延安車氏 昌寧鳳陽齋글쓴이 : 병찬 원글보기메모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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