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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病床 斷想나의 이야기 2018. 3. 15. 09:51
2월 말 어느 날 부터인가 걸을 때면 왼쪽 종아리가 당기는 느낌을 받았는데,
일시적인 현상이겠지 싶어 며칠을 그냥 지나다 금요일 퇴근 후 바지를 걷어 올리고
당기는 부위를 살펴보니 종아리가 상당히 많이 부어있어 어, 이거 그냥 둘 일이
아니네? 싶어 토요일 오전에 이전부터 다니는 내과의원에 갔더니 내과 분야가 아니라며
상급 진료기관 진료의뢰서를 써 주어 집과 가까운 건국대학병원에 오후 1시 까지 진료
한다는 걸 확인하고 12시 40분 경 들렀더니 외래접수 시간이 종료 되었단다.
할 수없이 일요일 약속된 어느 등산모임의 시산제에 불편한 다리로 약간 절뚝이면서 참석하고
3년째 매주 월요일 오전 봉사하는 종친회 사무실에 가는 길에 건국대병원에 들러 오후 진료를
예약하였다. 화요일 진료 결과 초음파 검사와 CT촬영을 해 봐야 정확한 진단이 나올 수
있대서 병원 일정상 하루를 건너뛴 목요일 검사를 마치고 금요일 결과를 확인하니
‘심부정맥혈전증’(深部靜脈血栓症)이라는 여태껏 한 번도 들어보지도 못한 병명이 나온다.
의료기관 속성상 최악의 경우를 포함한 설명을 들으니 그냥 간단한 일이 아니다 싶다.
담당 교수와 상의 결과 입원치료가 좋겠다는 의견에 따르기로 하고 빠질 수 없는 종친회
주요업무가 있는 날이라 월요일 오후에 입원 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불편하기도 하고
약간은 불안한 가운데 주말을 보내고 입원을 하면서 생각해보니 70 평생 비교적 건강하게
잘 지내왔으니 이제는 혹시 건강상 어떤 일이 생겨도 인간의 생로병사에 따른 순리라 생각하고
편한 마음으로 겪을 일이라 여겨야겠다. 그러고 보니 여태까지는 이런 일로 입원치료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에 새삼 나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듣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드라마에서나 보던 영상의학과 시술 등 이런저런 몇 가지 처치를 하고 수액주사에 첨가물을
더한 호스를 주렁주렁 달고 있으니 진짜 환자가 된 느낌이다. 시술 이튿날은 또 계속되는 혈액검사
등 이래저래 하는 것이 많다. 사람이 바둑 한 판을 둘 때도 가끔은 허리를 곧추 세우고 멀리서
전국(全局)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듯 살면서 너무 앞만 보고 달릴 것이 아니라 옆도 보고
뒤돌아보기도 해야 할 것이다. 어제는 부산 사는 초교 4학년인 손자 재윤이 한테서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 이제 괜찮으세요?” 이럴 때 옆에서 같이 걱정해 주고 살펴주는 가족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휴가 받은 셈치고 한 일주일 심신을 다독여야겠다.
2018. 3. 15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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