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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님 - 감동 글
    자유게시판 2022. 8. 11. 20:25

     

    ​가난한 집안에 장녀로 태어나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남의 집 식모로 팔려가

    몇 푼 되지도 않은 돈을 받고 살다가 조금 머리가 커지자

    봉제공장에서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죽어라고 일만 하던 누님이 계셨다.

     

    한창 멋을 부릴 나이에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하나 사쓰는 것도 아까워 안사고

    돈을 버는대로 고향집에 보내서 동생들 뒷바라지 했다.

     

    ​그 많은 먼지를 하얗게 머리에 뒤집어쓰고

    몸은 병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소처럼 일만 해서

    "동생 셋을 대학까지 보내서 제대로 키웠다.

     

    ​이 누나는 시집가는 것도 아까워 사랑하는 남자를 눈물로 보내기도 했지만

    이를 악물고 감내하며 숙명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늙어 갔다.

     

    ​그러다 몸이 이상해서 약국에서 약으로 버티다 결국은 쓰러져

    동료들이 업고 병원으로 데리고 갔는데 위암 말기라는 판정을 듣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술을해서 위를 잘라내면 살 수 있다고 했다.

     

    ​누나는 미국에 살고 있는 큰 동생에게 전화를 합니다.

    "동생아.내가 수술을 해야 하는데 3,000만 원 정도 든단다"

    동생이 골프를 치다말고 말합니다.

    "누나, 내가 3만불이 어딨어" 누나는 "알았다, 미안하다"

    힘없이 전화를 끊습니다.

     

    ​둘째 동생에게 전화를 합니다.

    둘째 동생은 변호사입니다.

    "동생아,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이 없네, 어떡하냐?"

    둘째가 말합니다.

    "누나 요즘 수입이 없어서 많이 힘드네"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막내 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사정얘기를 하자 막일을 하며 힘겹게 사는 동생이 부인과 함께 단숨에 뛰어왔습니다.

    "누나, 집 보증금을 빼왔어. 이걸로 수술 합시다"

    누나는 막내의 사정을 빤히 알고 있기에 그냥 두 부부를 부둥켜안고 울기만 합니다.

     

    ​수술하기 전날 밤

    보호자 침대에서 잠이 든 올케를 바라보던 누나는

    조심스레 옷을 갈아입고 안개 속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횡단보도에 서 있던 누나는 자동차 불빛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렇게 누나는 한 많은 이승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맙니다.

     

    꿈속에서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토닥이는 누나의 손길이 느껴져

    놀라 깨어보니 누나의 자리가 비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빈 침대위에 놓여진 편지를 봅니다.

     

    몇 줄의 글이 눈에 들어옵니다

    "막내야, 올케야, 고맙다."

    "죽어서도 너희들을 지켜주마.

    내가 그나마 죽기 전에 보험을 들어 놓아서

    이거라도 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구나"

     

    참으로 기구한 운명입니다.

    누나가 죽자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다른 두 동생들은

    누나의 사망보험금이 상당하다는 걸 알고 막내를 협박합니다.

    "우리와 똑같이 나누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

    "법적인 모든 것을 동원 하겠다."

     

    두 형수들과 함께 욕을 하며 막내 부부에게 위협을 가합니다.

    결국은 법정 다툼으로 갔습니다.

    막내는 그냥 줘버릴까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나의 핏값을 두 형으로부터 지키고 싶었던 막내는

    결국은 소송을 시작합니다.

     

    그 소식을 들은 친구가 변론을 맡아 주기로 했습니다.

    몇 개월의 소송끝에 판결을 받습니다.

     

    판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판결문을 읽어 내려갑니다.

    그리고 누나의 휴대폰에 저장된 문자를 읽어주자

    두 형들은 두말하지 않고 밖으로 나갑니다.

     

    삶이 그렇더군요.

    친구의 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곤궁에 처해 도움의 손길을 비칠 때 그 사람의 본심이 드러납니다.

    좋은 때 잘하는 것은 짐승이라도 잘하는 겁니다.

    자신에게 조금만 손해 간다 싶으면 외면해버리는 게 인심입니다.

     

    이렇게 불쌍하게 삶을 마감한 그 누님은 성자와 같은

    삶을 살다가 그렇게 죽어 갔습니다.

    ​살아 있을 때 효를 다하고 의를 다하고 예를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어려울 때 성심으로 대하는 참된 우정과 사랑을 베풀고

    나눌 수 있어야 사람다운 사람입니다.

     

    60~70년대

    산업화를 이끌던 우리의 누나들, 형님들.....

    그리고 썩어 문드러져 가면서 밑거름이 되어주신 부모님 세대들에게

    함부로 '꼰대'라고 불러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극도의 이기주의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눈물겨운 이야기입니다.

     

    - 감동을 드리는 좋은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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