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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문학촌 탐방기 -봄봄 / 동백꽃 / 점순이자유게시판 2022. 11. 16. 15:41
춘천시 김유정역 ▲ 춘천에는 김유정 문학 작품 및 생애를 만날 수 있는 김유정 문학촌이 2002년부터 자리잡고 있다 "느 집엔 이거 없지? 하고 생색 있는 큰소리를 하고는 제가 준 것을 남이 알면은 큰일날 테니 여기서 얼른 먹어 버리란다. 그리고 또 하는 소리가, 너 봄 감자가 맛있단다. 난 감자 안 먹는다. 너나 먹어라.“ <소설 동백꽃 중에서, 김유정, 조광, 1936>
▲ 김유정은 말더듬는 버릇이 심해 늘 일상 및 연애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김유정(1908-1937)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점순’이는 80년 세월이 지나도 또렷하게 제 모습을 지닌다. 소작농의 아들인 ‘나’는 이성에 일찌감치 눈을 뜬 ‘점순’이의 구애(求愛)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에는 ‘나’와 ‘점순’이는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냄새가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린다. 순진한 산골 소년과 조숙한 소녀 사이에 벌어지는 향토색 짙은 이 성장 소설은 지금보아도 세련된 맛이 가득하다. 볼 빨간 사춘기를 겪어 내고 있는 점순이를 만나러 가자. 춘천 김유정 문학촌이다'
김유정 문학촌은 작가의 생가가 위치한 춘천 실레마을에 2002년 8월 개관하였다. 이곳에는 현재 김유정 생가를 비롯하여, 전시관, 민화체험방, 도자기체험방, 한복체험방, 야외무대 등 김유정을 기리는 다양한 부대시설들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김유정 문학촌에는 김유정의 대표소설인 ‘금따는 콩밭’, ‘만무방’, ‘봄, 봄’, ‘동백꽃’과 관련된 여러 전시물들 및 사료 등도 만날 수 있어 김유정의 작품 세계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 김유정 생가. 어린 시절 김유정은 부유한 편이었으나 20대 이후 그의 집안 형편은 급격히 기운다 사실 김유정은 스스로도 ‘한국의 톨스토이’가 되고자 꿈을 꾸었고 당대 유명 문인(文人)인 채만식, 박태원, 이상 등과도 활발한 교유를 하였다. 하지만 그는 1937년 30세의 나이를 다 채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사실 김유정의 삶은 마지막까지 너무나 격정적이었다. 그는 1908년 2월 12일(음력 1월 11일) 강원도 춘천 실레마을에서 태어났다. 조부 때 무려 6천석 추수를 하는 춘천의 명가(名家)의 자손으로 태어났지만 몸이 허약하고 자주 횟배, 즉 배앓이를 하였다. 또한 말더듬이어서 휘문고보 2학년 때 눌언교정소에서까지 어느 정도 버릇을 고치긴 했으나 이 버릇은 후일 김유정에게 늘 실연의 상처만을 안긴다. 후일 휘문고보를 거쳐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학교)에 입학을 하기도 했으나 결석 때문에 제적처분을 받기도 하였다.▲ 김유정 문학촌에는 근대 한국 문학에 관련된 자료가 많아 볼거리가 풍부하다 이 시기 김유정의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당대 명창 ‘박록주(1905-1979)’와 시인 박용철의 동생인 ‘박봉자(1909-1988)’였다. 4살 연상의 기생 박록주에 대해서는 김유정은 사랑의 혈서를 쓰기도 하고, 인력거에 탄 박록주를 끌어내리는 등 극단의 행동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박봉자에게는 30여 통의 편지를 보내지만 그녀는 일절 답장을 하지 않고 있다가 김유정의 지인인 평론가 김태환과 결혼을 하고 만다. 바로 이 두 사람으로 인해 받은 실연의 상처는 김유정의 삶을 나락으로 빠져들게 한다.
▲ 김유정 문학촌 곳곳에는 김유정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들이 많다 말더듬이 청년의 가슴의 상처는 술로 풀 수밖에는 없었고 결국 뛰어난 문재(文才)를 지니고 있었지만 1937년 3월 폐결핵으로 향년 30세를 끝으로 세상을 등지게 된다. 죽기 얼마 전 친구 안회남 앞으로 남긴 「필승전」이라는 글에는 닭 30마리, 살모사 구렁이 십여 마리를 먹고 건강을 회복하고 싶다는 바람을 남길 정도로 삶에 대한 미련은 강했던 작가 김유정. 그의 삶 속에서 온전히 남아 있던 문학적 열정은 아직도 춘천 실레마을에는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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