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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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십을 바라보니( 望八) - 김 훈자유게시판 2022. 7. 30. 16:15
소설가 김훈(74세)의 글입니다.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벗들한테서 소식이 오는데, 죽었다는 소식이다. 살아 있다는 소식은 오지 않으니까, 소식이 없으면 살아 있는 것이다. 지난달에도 형뻘 되는 벗이 죽어서 장사를 치르느라고 화장장에 갔었다. 화장장 정문에서부터 영구차와 버스들이 밀려 있었다. 관이 전기 화로 속으로 내려가면 고인의 이름 밑에 '소각 중'이라는 문자등이 켜지고, 40분쯤 지나니까 '소각 완료', 또 10분쯤 지나니까 '냉각 중'이라는 글자가 켜졌다. 10년쯤 전에는 소각에서 냉각까지 100분 정도 걸렸는데, 이제는 50분으로 줄었다. 기술이 크게 진보했고, 의전을 관리하는 절차도 세련되었다. '냉각 완료' 되면 흰 뼛가루가 줄줄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서 나오는데, 성인 한 사람 분이 한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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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스승 입니다자유게시판 2022. 7. 22. 12:36
소탈(疏脫)한 친구(親舊)를 만나면 저의 속됨을 고칠 수 있고, 통달(通達)한 친구(親舊)를 만나면 저의 편벽(偏僻)됨을 깨뜨릴 수 있고, 박식(博識)한 친구(親舊)를 만나면 저의 고루(固陋)함을 바로 잡을 수 있고, 인품(人品)이 높은 친구(親舊)를 만나면 저의 타락(墮落)한 속기(俗氣)를 떨쳐버릴 수 있고, 차분한 친구(親舊)를 만나면 사치(奢侈) 스러워져 가는 저의 허영심(虛榮心)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다. 친구(親舊)는 모든 면에서 저의 스승이다. 좋은 친구(親舊)를 원한다면 자신이 먼저 좋은 친구(親舊)가 되어 보자. 오늘도 멋진 친구(親舊)멋진 만남을 위해 최선(最善)의 노력을 하고, 항상(恒常) 함께여서 감사(感謝)한 마음으로행복(幸福)합니다. 어찌 친구(親舊)뿐입니까? 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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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먹먹해지는 글 – 김수환 추기경 형님자유게시판 2022. 7. 13. 20:51
김필수 / 김동환 신부 / 김수한 추기경 오늘 나는 학교 앞에서 김필수 아저씨를 봤다. 청진동 큰길가에서다. 아저씨가 열 살가량의 소년을 데리고 이발관으로 들어가신다. 이상하다. 그 애가 누굴까? 나는 학교에서 돌아와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아버지, 대구 아저씨가 웬 아이를 데리고 이발관으로 들어가셨어." "그래? 너 잘못 본 게 아니냐? 그 친구에게 그런 아이가 없는데? 이발관으로 들어갔어?" "네." "어, 그제 나하고 같이 머리 깎았는데?" 저녁에 아저씨가 들어오셨다. "저녁은 먹었나? 안 들었으면 먹어야지.." "영선아, 금순 언니한테 아저씨 저녁 내오라고 해라." 하신다. 사랑방 손님들은 모두 같은 시간에 저녁을 드신다. 그 시간에 안 드시는 분들은 나름대로 해결하셨다고 간주하여 따로 상을 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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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間味(Humanity)자유게시판 2022. 7. 9. 13:02
꽃에 꿀이 없으면 벌이 오지를 않는 것처럼 사람에게 따뜻함이 없으면 사람이 찾아오지 않게 된다. 꽃에 향기가 없으면 나비들이 날아들지 않는 것처럼 사람에게 사랑이 업으면 머물러 있는 사람이 없게 된다. 꽃들이 시들어 버리면 벌과 나비가 떠나가는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이 적막해지면 사람이 떠나가게 된다. 언제나 시들지 않고 꿀이 고여 있고 향기 나는 꽃처럼 살아가면 좋겠다. 강은 자신의 물을 마시지 않고 나무는 자신의 열매를 먹지 않으며 태양은 스스로를 비추지 않고 꽃은 자신을 위해서는 향기를 퍼드리지 않는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우리 모두는 서로를 돕기 위해 태어났다. 인생은 행복할 때 좋다. 더 좋은 것은 당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행복할 때이다. 한평생 수많은 날 들을 살아가면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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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만상(漫狀)자유게시판 2022. 7. 3. 14:42
현세대는 방향을 잃은 시대, 도덕도 윤리도 법치도 모호하고 정의 균등 공정만 부르짖고 거짓말 괴변만 통한다. 정치인들은 야합, 술수, SNS 정치 이익집단 속에 죽고 사는 안보 먹고사는 경제문제도 소홀히 넘긴다. 농경. 산업사회는 그래도 살만 했었다. 꿈이 있고 인심이 후했고 노소간에도 소통이 되었고 정치도 카리스마 넘치는 3김 보스 리더십에 통합되었고 아들 선호. 장남 우선 속에 문중. 제사. 족보와 여러 형제 속에 결혼 출산. 우애를 나누며 살아왔다. 지식정보사회가 되면서 결혼, 출산, 직업도 능력 고시 사회로 형제도 없고, 딸 아들 구분 없고 4촌도 멀어지고 인성보다 지식이 우선되고 밥 못하는 석박사 며느리 설거지, 애 보는 아들! 벌초 문중, 제사도 주관자가 없어지고 "난 어쩔 수 없이 우선 제사..